애석한 이별
산다는 것은 너와 나 사이에
언제까지나 꺼지지 않는
불빛을 가지고 있다는 것
내가 거기 있음을
니가 알아야 하기에
절망이든 희망이든
너와의 이별을 서편에
적은 후 하루의 여운을
늘 그곳에다 남긴다
노을이 지는 저녁이면
나는 안단다 그 곳에 등불을
달아야 하는 것도 알지
니 곁에서 여물었던
생활이 조금씩 허물어져
벼랑이 되고 있음을
니가 먹고 자던 수면제 알이
희망이라면 내가 불면의 밤을
말없이 견디던 것은 절망이었을까
니가 만들어 주고 간
벼랑에서 본다
절망이 깊은만큼
희망도 높아지는 곳