노을속으로 오시는
무작정 기차를 타고 싶습니다
숱하게 놓쳐버린 그 기차를 타고
노을속에 멀어진 것들을
찾아 나서고 싶어요
아아, 저무는 바다에서
님의 황량한 등을 가만히
안아주고 싶어요
안개꽃같은 글자들이 가득 찬
편지 속에서 수시로 불렀던
님의 이름이 흔들립니다
한번도 주소를 적지 못한
창백한 봉투는 님이 차지하신
내마음의 영토를 닮았더이다
세상에 남기고 가는
마지막 밑불같은 노을이 집니다
언제나 이 시간이면
어둠위에 또박또박 편지를 썼지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