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름 모를 어부의

by 봄봄0 posted Aug 23, 201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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선착장에서

 

보는것만으로도 시린 겨울바다는

온몸으로 물너울을 일으키며

찬바람에 맞서고 있었다

 

이름 모를 어부의 배 한척이

적막한 겨울바다 한귀퉁이에서

 

물너울에 온몸 실어 깊은

외로움을 밀어내듯 한다

 

허름한 선착장 주변 입간판에

새겨진 이름은 어디론가 가버린 다방은

 

그 입구마저 시꺼먼 어둠이 막아섰고

공허감은 굳게 자물통을 채워놓았다

 

모월모일에

찾아든 낯선 선착장이

추억이란 명패를 달고 삶의

 

한귀퉁이로 성큼 걸어들어옴을 느끼며

옷깃을 여미며 잔걸음으로 걸어나온다

 

날카롭게 파고드는 겨울 찬바람에

옷깃을 여미는 건 사람만이 아니더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