진실의 촛불을 켜자
한 줌 빛으로 남아 있는
생의 들녘에
이젠 은은한 은빛 꽃을 심으며
초연한 자태로 걸어가야 할 시간
어떤 미움이 싹틀 일이 있겠고
누구의 가슴을 향해
독설을 뿜을 일이 있을까
잠깐 스치듯 지나가는
인생의 한자락 끝이 아쉬워
뒤돌아보는 외진 길목인데
이젠 남은 생을 마무리 하며
곱게 여미어야 할 고즈녘한 황혼
내 영혼 아름답게 물들이며
사랑으로 승화시켜야 할 귀중한 시간
우리들의 남은 성찬 앞에
진실의 촛불을 켜자
어둠으로 칙칙한 가슴 속으로
밝은 빛을 들어 보내려 하니
옴 몸 비틀어 거부의 화살을
심장으로 내 쏘고 있는
저물어 가는 가엾은 넋