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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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8.08.21 21:39

냉혹한 줄 알면서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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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를 슬프게 하는 것

 

사는동안 풀이파리 하나까지

눈물겹도록 시린 내 지기였지만

 

단 한마디 잘 가라는 말조차

응당 인색한 삼라만상이 아니던가

 

냉혹한 줄 알면서도

떠날 채비만으로도 눈 앞이 흐려져

그제보다 자주 헛디뎌 지는 발걸음

 

못내

큰 바위마다 아로 새겨진

저 많은 흔적들을 보라

 

왔다 가는 건 고사하고

풍화에 또 얼마나 삭힐런지

 

아서라

한 평생 두 눈에 어리는 것은

눈물 말고는 무엇이리

 

수정같은 눈물조차도

한 방울 받아 둘 데 없는

하 매몰찬 이 땅이 아니던가

 

내가 왔노라

그 어드매 도장을 찍고

왔다 가노라

 

짐짓 일러 줄 데가 없다는 것

거짓이 아닌 참이기 슬프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