가을이면
나도 스스로
영겁에 욕심을 털고
가을이 된다.
모든 게 허욕에 찌든
우리가 사는 도시에
이때만큼 풍요로운
때도 없기 때문이다
또 한해의
근심도 기울어지는
산머리 노을빛도
가난하면 가난한
가슴으로 물들어
다가오는
어둠을 기다리고
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
밀려가기 때문이다
갈색 향한 가을에
하늘만 바라던 미류나무
그 옆에 흐르는 강 따라
조용히 우는 갈대의 흔들림
높이 올라 줄지어 날며
고향 찾는 기러기
그것은 쉬지 않고
불어대는 바람이었다.
내내 가슴에 불어대는
바람이었다.
누런 벼 포기가
바람에 흔들리고
골짜기 개옻나무 이파리가
빨갛게 물들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