홀로 있는 시간은
찻간이나 집 안에서
별로 듣지도 않으면서 라디오를 켜놓 는것은
그 만큼 우리들이 바깥
소리에 깊이 중독되어 버린 탓입니 다.
우리는 지금 꽉 들어찬
속에서 쫓기면서 살고 있습니다.
여백이나 여유는 조금도 없습니다.
시간에 쫓기고, 돈에 쫓기고
일에 쫓기면서 허겁지겁
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.
쫓기기만 하면서 살다보니
이제는 쫓기지 않아도 될 자리에서조차
마음을 놓지 못한 채
무엇엔가 다시 쫓길 것을 찾습니다.
오늘 우리들에게 허가 아쉽습니다.
빈 구석이 그립다는 말입니다.
일, 물건, 집, 사람 할 것 없이
너무 가득 차 있는 데서만
살고 있기 때문에 좀 덜 찬 데가,
좀 모자란 듯한 그런 구석이
그립고 아쉽습니다.
홀로 있는 시간은
본래적인 자기로
돌아올 수 있는 기회입니다.
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
유일한 계기입니다.
하루하루를 내가
어떻게 살고 있는지를
비춰볼 수 있는 거울 앞입니다.
그리고 내 영혼의 무게가
얼마쯤 나가는 지
달아볼 수 있는 그런
시간이기도 합니다.
그런데 우리는 외부의 빛깔과
소리와 냄새와 맛과
그리고 감촉에만 관심을
쏟느라고 저 아래 바닥에서
올라오는 진정한
자기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