너의 자리
어떻게 놓아도 자리잡지 못한다 내 잠은
어디에 놓지 못한 잠을 머리에 희게 이고
달진 새벽밤까지 마른 발바닥으로 걸어
꽃인 그대에게로 가서
불덩이 같은 내 이마를 기댄다
숨결 고른 새벽 하늘
뜨겁다 그대의 머리도
내 몸은 어제보다 몇 근 더 줄어든다
밤바다 나는 어디에 홀려 떠돈다
마지막엔 그대를 만나 뜨거움을 줄이고
그대는 내 뜨거움을 빼앗고 무심히 나를 버린다
그대는 어제보다 가벼워진 것 같다
너는 날 것 같다 날 것에 신경 쓰지 않는 너는
다음날 새벽엔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
수많은 꽃 중에서
너의 자리는 빌 것 같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