당신을 잘 알지 못하지만
나는
당신을 잘 알지 못합니다
온화함으로 마음을 안아주는
너그러운 햇살
푸근함으로 영혼을 감싸주는
창공의 흰 구름
부드러운 봄바람처럼 향긋하게 다가와
어느새 물결처럼 마음을 흔드는 당신을
잘 알지 못합니다
당신은 조건 없이 하염없이 베풀고
나는 당신을 잘 몰라도
내리는 빗줄기에 목마름을 해소하는 나무처럼
눈 부신 태양을 두 팔 벌려 맞이하는 풀잎처럼
쏟아지는 축복에 벅차오르는 얼굴
반가움으로 노래하는 목소리로
여기에 서 있습니다
당신을 잘 알지 못하는 내가
얼떨결에 서 있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