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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9.02.27 12:04

손발까지 박힌 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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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에 대못

 

다리를 뽀족하게 깍고

머리를 둥글납작하게 다듬어

당신의 마음에 박아넣을

대못 하나 만들었다

 

뜨거운 불길 한 번 지나간 뒤

나를 모루 위에 얹어놓고

쇠로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

 

두 팔에 대못을 박아놓고

광목의 천을 걸어놓아

바람 불 때마다 또 천 년씩

펄럭이고 있었다

 

진흙 속에서 죽었다 살았다

또 그렇게 천 년씩 지나갔다

쾅쾅 치는 소리가 들려

번쩍 눈을 뜨니 내몸의 벽에

담벼락에 망치로 못을 박고 있었다

 

덜컹 관이 들어올려지고

대못이 쑤욱 뽑혀져 나가고

문짝이 활짝 열리더니

폭우가 쏟아졌다

 

당신에게 손발까지 박힌 채

한참을 잠들다 깨다

그렇게 천 년씩 지나갔다

 

어제 빗방울 하나가

그제 눈송이 하나가

눈에, 입에 와 부딪히는 것이

세게 못 박는 소리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