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노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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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했던 그대에게

 

 

사랑했던 그대여

이제 겨우 담담히

떠올릴 수 있습니다

 

별리의 고통으로

덮어두었던 흉터 속에는

내 철없던 욕망의 화살촉이

깊숙이 박혀있었습니다

 

세파에 시달리고 깨어져

만신창이의 무렵

극심한 회오에 몸부림쳤지만

초라하게 꺾어진 모습으로

그대 앞에 나설 수 없어

한탄만 하고 있었습니다

 

그러나 타오르다만 나무를

울타리로 쓸 순 없는 것

엷어진 여명의 끝자락에

그대를 실어 보내야 했습니다

 

아니 더 절절이 품었을 겁니다

 

내고 맞아들이는 것쯤으로

부끄러운 내 허물들이

지워지지 않겠지만

부디 알아주시길

짧았지만 너무나

 

황홀한 시절이었다는 것을